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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세계대전 배경의 로맨스 영화 "카사블랑카"

    영화 "카사블랑카"는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1942년 작품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두 연인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영화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란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릭 블레인(험프리 보가트)이 남편과 함께 찾아온 옛사랑 일자(잉그리드 버그만)를 다시 만나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944년 제1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수상이 증명하듯 당시 로맨스 걸작으로 손꼽히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영화는 1세기 가까운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클래식 명작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작과 흥행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전쟁이라는 위기상황 속에 갇힌 인간들의 선과 악이 교차하는 가운데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랑이야기가 정점을 이루는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불후의 명작은 제작과 개봉 당시 크고 작은 우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첫 번째로, 이 영화는 배우도, 감독 모두 대체 인물이었습니다. 여주인공 일자 룬트 역에는 원래 프랑스 여배우 미셸 모르강이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르강은 출연료 5만5천달러를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에 요구했으며 당시로는 워낙 엄청난 액수라 제작사는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이때,  헤밍웨이 원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여주인공 캐스팅에서 탈락한 스웨덴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섰습니다. 버그먼은 모르강이 요구한 출연료의 반도 안 되는 2만 5천 달러로 만족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는 걸핏하면 성질을 부리는 성격으로 악명을 날리던 마이클 커티스 감독을 썩 내키지 않았지만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군입대를 결정하는 바람에 커티스 감독을 대타로 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남자 주인공 릭 역도 로널드 레이건이 맡을 뻔했습니다.

     

    두 번째로 영화 제작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제작되었기 때문에 대본이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버그만은 제작 후반부까지 자신이 남편과 애인 중 누구를 선택하게 될지 감도 못 잡았다고 하였습니다. 작가들의 변덕에 질린 보가트는 버그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대사를 자기 마음대로 뱉어버렸고. 마지막 공항장면에서 부패경찰 루이스에게 “아름다운 우정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보가트의 그 유명한 대사(Louis, I think this is the beginning of a beautiful friendship.)는 한참 뒤에 덧붙여졌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3주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이 말이 제작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떠올랐고, 사랑의 주제곡이 마음에 안 들던 작곡가 막스 스타이너도 그 참에 러브신을 재촬영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배역을 다시 따낸 버그만이 머리를 잘라버렸기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영화 제작 당시의 어려운 조건에도 여러 행운으로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전쟁이 불행의 요건으로 작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일본의 진주만 침공으로 미국이 참전을 선포한 다음날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는데, 폭격 위험으로 할리우드에 야외촬영 금지령이 내려 커티스 감독은 마분지로 공항 세트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엉성한 배경을 숨기기 위해 실제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는 안개가 절대 끼지 않음에도 안개제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물자절약을 위해 세트를 재활용하느라 다른 영화에 쓰인 세트의 상점 간판들을 불어로 바꿔 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 반전된 것은 우연한 계기 덕이었습니다. 촬영 후반 작업에 들어가는 시점에 연합군은 북아프리카로 진격하여 곧바로 카사블랑카를 점령했습니다. 신작 제목이 하필이면 카사블랑카라는 사실에 다른 제작사들이 부러워했습니다. 이 우연의 일치에 고무된 제작자는 연합군의 카사블랑카 점령장면을 새로 끼워 넣으려고 했지만, 커티스 감독의 반대로 그 장면이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1943년 1월, 작품이 개봉된 첫 주에는 처칠과 루스벨트가 카사블랑카에서 만나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영화는 더욱 선전하였습니다. 

     

     

    불후의 유산을 남긴 영화

    "카사블랑카"는 역사상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1997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가 선정하는 100대 영화에 2위, 2007년에는 3위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평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영화로 인정받고 있으며, 아직까지 회자되는 명대사도 많습니다. 일자가 릭을 기다리다가 릭이 운영하는 가게의 피아니스트 샘에게 하는 대사("Play it, Sam")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대사들은 역사적 유산으로 남아,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고 있으며 작품의 불멸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카사블랑카"는 혼란한 전쟁을 배경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두 사람의 로맨스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소중히 여겨지는 클래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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