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모범, 역대 인기 영화, 인종차별 논란

 

 

당대 모든 역량을 투입한 블록버스터의 시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당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활용하여 최고 수준의 작품을 만들고 이를 흥행에 성공시켰다는 점입니다. 제작자 데이비드 O, 셀즈닉은 당시 베스트셀러 소설이었던 동명 소설의 저작권을 확보한 후 영화 제작에 모든 것을 동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인 애틀랜타 화재 장면은 백 포티에서 촬영되었는데, 킹콩 등의 영화에 사용되었던 중고 세트들에 실제로 불을 붙였습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할리우드에 존재하는 7대의 테크니컬러 카메라가 모두 동원되고, 소방시설 40여 대와 소방수 50여 명, 자원봉사자 200여 명, 촬영 후 불을 끄기 위한  물 1900리터를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남북전쟁을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했습니다. 멜라니의 출산을 앞두고 스칼렛이 의사를 찾아 헤매는 장면에서는 병동이 부족해 수많은 부상병과 사망자들이 길거리에 누워 있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엑스트라 총 800명과 마네킹  800개를 사용하였습니다. 시대극으로써 의상에도 상당한 투자를 해야만 했습니다. 코스튬 디자이너 월터 플렁킷은 50명에 가까운 주요 배역을 위해 5천 벌이 넘는 옷을 디자인했고, 스칼렛 오하라를 연기한 비비안 리는 44벌, 레트 버틀러를 맡은 클라크 게이블은 36벌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남북 전쟁과 소설의 화려한 배경을 재현하는 데 자원을 아끼지 않은 이 영화는 러닝타임 3시간 50분의 풀컬러로 제작되었고, 제작비에만 600만 달러가 들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 과정과 흥행은 향후 물량공세로 퀄리티를 높이고 마케팅을 크게 벌여 고수익을 벌어들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오래도록 인기 있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939년 개봉 이후 현재까지 역대의 흥행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적용하지 않았을 경우 "아바타"가 1위이지만, 2021년 인플레이션을 적용하였을 경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아바타를 제치고 41억 9,2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합니다. 이 영화는 텔레비전에서 첫 방송을 했을 때도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1976년 NBC가 이 영화를 처음 방영했을 때 미국에서 47.7%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역대 미국 시청률 8위의 기록입니다. 상영 시간이 4시간 가까이 되기 때문에, 방송국은 이틀 밤 동안 상영 시간을 쪼개야 했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 밤에는 47.4%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유지했습니다. 

인종차별을 둘러싼 논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9세기 중반 당시의 미국 남부의 생활상을 잘 버무려 묘사해 낸 작품이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남부를 미화하고 당시 노예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경우 전반적으로 북부의 횡포에 힘들어지는 남부의 상황이 자세히 묘사되고, 자유인이 된 흑인들이 백인 여성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숱하게 저지른다는 내용이 기술되는 등, 철저히 남부의 시각으로 작품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각색 과정에서 이러한 노골적인 묘사나 차별 요소를 상당히 삭제하였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적 요소가 남아있었습니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HBO맥스는 2020년 6월 이 영화를 콘텐츠 목록에서 제외시켰습니다. HBO맥스 측은 이 영화가 그 시대의 산물이며 당시 미국 사회에 흔했던 윤리적, 인종적 편견 일부가 묘사되어 있음을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규탄과 설명 없이 해당 영화를 방영 목록에 두는 건 무책임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